본문 바로가기
정신신경면역학 개론

생명에너지 사상과 생체장

by 나는 원아 2022. 5. 26.
반응형

생명의 근원을 설명하는 것과 관련하여 20세기에 제안된 이론 중 하나는 프랑스의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Henri Bergson)에 의해 체계화된 '창조적 진화(creative evolution)'이다. 그의 이론은 모든 생물체는 다윈주의가 말하는 것처럼 기계적 힘으로부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진화를 야기했던 생명의 추진력(vital impulse)의 결과라고 하였다. 진화는 부적응한 개체의 기계적 제거에서가 아니라, 생명의 약동(elan vital)과 생물체의 창조적 고조(creative surge)안에서 발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생명의 약동은 모든 물질 안에 불어넣어져 있기도 하다. 생명의 추진력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을까? 존 화이트(John White)와 스탠리 크리프너(Stanley Krippner)는 생체 에너지장(오라)을 97가지의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97개의 문화권을 나열하였다(White&Krippner,1977). 생명에너지는 과거로부터 대부분의 의학 체계에서 생명과 건강 유지에 필수적인 것으로 인식되어왔다. 각 문화권에서 발견되는 생명에너지 사상의 공통적인 측면은 그것이 생명의 힘 또는 활력으로서 항상 변화하는 생명의 기본이고, 일정한 리듬과 체계를 가지며, 공명에 의해 에너지를 전달하고 외부 세계와의 조화와 균형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중국의학은 기(氣)라는 에너지를 중심으로 형성된 의학 체계이다. 중국은 기원전 3,000년 경부터 기라는 생명의 힘을 가정하고, 이 에너지는 음과 양의 두 가지 힘을 가진다고 했으며, 두 힘이 조화를 상실하면 질병이 야기된다고 보았다. 또한 몸과 마음을 하나의 에너지 체계로 이해하고, 몸과 마음을 연결하는 비물질적인 기와 물질로서의 혈에 대한 통찰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동양철학에서 기는 현상계에 있는 모든 존재, 모든 기능의 근원자, 원초적인 재료, 만물을 구성하는 에너지이며 정보를 담고 있는 에너지이다. 중국의학은 도교의 영향을 크게 받았는데, '장자'에는 "사람이 태어난 것은 기가 모였기 때문이니 기가 모이면 생겨나고 기가 흝어지면 죽는다. 그러므로 만물은 하나이다." 라고 적고 있다. 기는 경락이라는 로를 따라 흐르면서 생명력을 전달하며, 기의 흐름이 무질서해져서 조화와 균형을 상실하면 질병을 야기한다고 보았다. 경락은 신체를 세로로 달리는 12경맥과 경맥에서 가지를 쳐서 가로로 퍼진 분지들을 결속하고, 경맥 사이를 연결하는 낙맥을 합쳐 이르는 것이다. 경락을 따라 있는 경혈이라는 365개의 지점은 외부에서 기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통로이므로 침, 뜸, 지압 등의 위치가 된다. 이 통로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장기를 연결시키고 몸 내부의 기관들끼리 소통하도록 한다. 기, 음양오행, 경락 등의 개념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여러 의학 체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인도 문화에서는 생명에너지를 고대 산스크리트어로 프라나(prana)라 하였다. 의식을 더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해 시행하는 요가, 호흡법, 명상과 여러 치유 행위에서 이 생명 에너지에 대한 지식을 사용하였다. 프라나의 흐름은 사람의 생각과 감정에도 반영된다고 믿었으며, 긍정적 사고와 감정은 유용한 프라나를 증진시킨다고 하고 정신 건강과 육체건강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았다. 인도의 아유르베다 의학이 중심적인 개념 또한 프라나이다. 중국의학과 경락에 경혈이 있듯이, 아유르베다 의학에는 나디(nadi)와 차크라(chakra)개념이 있다. 차크라는 인체 안으로는 주요 내분비선과 자율신경 중추에 연결되어 있고, 외부에는 인체 주위의 에너지장으로 확장되어 있다. 기원전 600년경에 발생한 유대교 신지학인 카발라(Kabbalah)는 생명에너지를 네페쉬(nefesh)라 부르고, 달걀 모양의 무지개 같은 빛이 인체를 둘러싸고 있다고 하였다. 고대 아메리카 원주민들도 에너지를 내포한 육체적, 정신적,영적 영역들이 한 계통으로 통합되어 개인을 구성핟다고 보고, 건강이란 이 에너지들이 서로 균형을 유지하고 공명할 때의 상태라고 믿었다. 암에리카 인디언들은 우리 몸의 각 장기가 고유한 리듬의 에너지를 갖고 있으며, 이 에너지들이 다른 장기들과 공명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몸이 아픈 사람은 해당 장기의 에너지 리듬이 변화되어 다른 건강한 장기와 공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라 믿었으며, 노래, 북 등을 치료에 이용해왔다. 폴리네시아 사람들도 생명에너지를 마나(mana)라 하고, 이 믿음을 기초로 수기요법, 원격치료, 기도 등을 치료에 이용하였다.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였던 피타고라스도 각 개체는 에너지의 집합체이며, 질병은 이 에너지들의 부조화에서 온다고 하였다. 특히, 그는 소리의 치유력을 믿고 병든 사람에게 에너지 균형을 회복시키기 위해 음악을 이용하였다. 피타고라스는 음악적 조화(harmony)의 법칙이 인간을 지배하는 법칙과 같다고 하였다. 그는 모든 자연계가 어떤 조화로운 양식으로 상호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여질 수 있다고 하고, 이렇게 질서 있고 조화로운 우주를 묘사하기 위해 '코스모스'라는 말을 사용하였다.[주:우주를 뜻하는 영어 단어에는 cosmos, universe, space 등 여러 가지가 있다. Cosmos는 단순히 물리적 공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질서와 조화가 구현된 우주를 말한다.]

반응형

댓글